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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귀인이론 Attribution Theory

by 사막돌고래 Dolphin In Desert 2022. 8. 31.

 

 

아이를 살리는 ‘탓하기’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세상 모든 일이 벌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옆 사람이 내게 음료를 쏟았을 때, 종종 우리는 무의식중에 그 이유를 찾곤 하는데 아마도 이런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컵이 미끄러웠나 보다.” “오늘 바빠서 정신이 없나 보네” 혹은 “성격이 칠칠찮구나”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는 항상 수많은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벌어진 일들에 대한 원인과 이유를 분석하려고 한다. ‘원인’과 ‘이유’를 어디에서 찾는지에 따라 삶을 대하고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한 채 살아가곤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렇듯 어떤 행동이나 현상에 대한 원인과 이유를 찾는 과정을 바로 ‘귀인’이라고 정의한다. ‘어떻게 귀인을 하는가’라는 차이 하나로 삶을 대하는 우리의 관점과 태도 또한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귀인을 하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귀인을 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어떠한 행동의 원인이 당사자의 기질, 성격과 같은 내부의 특성을 원인으로 일어났다고 보는 ‘내부 귀인’과 이와는 반대로 외적인 상황이나 현상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는 ‘외부 귀인’이 있다.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변화성’의 개념으로 말 그대로 잘 변하지 않는 특징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안정 요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때에 따라서 변화의 여지가 있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불안정 요인’이 있다. 음료를 쏟은 옆 사람의 행동을 통해 “성격이 칠칠찮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앞서 설명한 ‘내부 안정 귀인’을 예를 바탕으로 한 것이고, 이런 경우 옆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덤벙거리고 꼼꼼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오늘 바빠서 정신이 없었구나”라고 생각했다면 이것은 ‘내부 불안정 귀인’을 한 것이고 “컵이 미끄러웠구나”라고 생각했다면 그 순간에만 특별히 외부의 상황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판단하는 ‘외부 불안정 귀인’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 있는 통솔자 혹은 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부모와 교사의 귀인방식은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아직 미성숙한 아이는 부모가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속의 칭찬이나 행동을 내면화하여 자기 안에 들여놓기 때문이다. 흔히 벌어지는 상황을 예시로 들어보자. 어렸을 때 내가 만났던 선생님 중 한 분은 아이들을 “재능이 있는 아이”와 “재능이 없는 아이”로 분류하곤 했다. 무언가를 잘하거나 뛰어난 성과를 내는 아이가 있으면 선생님은 “넌 참 재능있는 사람이구나” 하면서 칭찬을 했고 반대로 무언가에 미숙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넌 재능이 없구나”하면서 버릇처럼 아이들에게 상기시키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칭찬을 듣는 아이에게도 그렇지 못한 아이에게도 모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과연 왜 그럴까?
저번보다 뛰어난 성적을 받아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어떤 말이 독이 되고 약이 될까? 어릴 때부터 “머리가 좋다, 똑똑하다.”라는 칭찬받았던 아이들이 커서 오히려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의기소침해지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어른들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잘하는 아이가 자랑스럽고 기특해서 칭찬을 마구 쏟아낸다. “너는 정말 머리가 좋구나! 천재인가 봐!” 또 자신감과 용기가 부족한 아이에게는 힘들 북돋아 주기 위해 이렇게 위로해주곤 한다. “너는 원래 똑똑한 아이니까 잘할 거야. 힘내!” “너는 정말 타고난 재능 있는 사람이야!” 우리는 보통 칭찬을 가득 해주면 아이가 성장하고 바르게 자라는데 무조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지만 잘해야 효과가 있다. 좋은 결과의 원인이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혹은 “두뇌가 똑똑해서”라고 단정을 짓는다면 아이는 힘들게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기 힘들다. 타고난 재능이나 똑똑한 두뇌는 노력으로 바꾸기 어렵고 의지로는 힘들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서 상황을 바꾸어야겠다는 의지가 한풀 꺾이게 된다. 한마디로 부모나 교사가 하는 칭찬의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가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틀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넌 똑똑하니까 잘 할 수 있다”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잘하지 못하면 넌 머리가 나쁘다”라는 잔인한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니는 과제나 도전하기를 망설이고 두려워하게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칭찬할 때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과정 자체를 초점에 두어야 한다.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결과만 경험할 수는 없다. 운이 따라주지 않거나 상황이 좋지 않아 노력한 것들이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혹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때로는 그냥 안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즉 재능이 있고 똑똑하다는 칭찬만을 받으며 어려움 없이 살아왔던 사람들도 언젠가 한 번쯤은 좌절감 및 실패를 겪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성공의 원인을 타고난 재능이나 똑똑한 두뇌로 알고 있던 사람은 한 번이라도 실패를 경험한다면 다시 일어나기 힘든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과제에 성공하고 실패하는 원인을 타고난 능력에서 찾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의지나 노력과 같은 곳에서 원인을 찾는다면 “다음번엔 좀 더 열심히 해보자”라고 자신을 위로하고 용기를 다시 북돋아 줄 수 있지만 타고난 두뇌나 재능 때문이라면 “다음부터 열심히 해봤자 아무 소용 없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즉 후자처럼 생각하는 경우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짓고 그 안에 철장처럼 갇혀버리기 쉬운 것이다. 당신은 아이를 칭찬해 줄 때 어떻게 하는가? 혹은 어떤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랐나? 지금까지 성공했던 과제나 시험의 원인을 타고난 재능이나 두뇌로 돌렸다면 이제는 초점을 바꾸어보자. 성공한 경험은 꾸준히 인내한 내 의지와 노력 덕분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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